작성일 : 10-11-0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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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광주에서
 조회 : 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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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판매노조] '그는 쓰러지지 않았다'
32일간의 단식, 실신한 이현승 지회장
2010년 11월 04일 (목) 21:18:14 김누리 기자 knr8608@hanmail.net
4일 현대차 판매노조 광주지회장 32일 단식 중 실신
사측, 4일 오전 1차 징계위 열어...지역 노동계 '반발'
“지회장님 쓰러졌어!! 얼른 내려 가봐!!” 32일간의 단식으로 그는 결국 실신하였다. 자신의 사업장이자 노동조합 사무실이 있는 광주 서구 광천동에서 사옥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는 바로 ‘노동자 인권탄압에 항의'하고 '회사 측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곡기를 끊었던 이현승 현대자동차판매위원회 광주전남 지회장이다.
그의 단식은 추석을 앞둔 9월 14일부터 3일간 여성 노조원 서 아무개 씨가 사측으로부터 불법 미행, 감시를 받은 것이 드러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공교롭게도 이 지회장이 실신한 4일 오전 10시는 피해 노조원 서 씨의 징계위원회가 소집되는 날이었다.
▲ 여성노조원이 현대차로부터 불법 미행 감시 당한 것에 항의하며 32일째 단식을 진행하던 이현승 현대자동차판매위원회 광주전남지회장. 이 지회장은 4일 오전 피해 노조원의 징계위원회가 끝난 직후 실신했다. 사진은 실신한 이 지회장이 응급구조대를 기다리는 모습. © 광주인
▲ 32일간의 단식으로 실신한 이현승 지회장이 구조대원의 응급처치를 받고 있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이 지회장은 더이상의 단식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 중이다. ⓒ광주인
거짓 규정 앞세워 변론인 출입조차 막아
32일째 단식농성으로 극도로 쇠약해진 이 지회장은 이날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측에서 ‘규정’을 내세워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회의실에 변론인 없이 서 씨 홀로 입장할 것을 요구했다.
이 지회장은 미행 감시 이후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던 서 씨에게 '홀로 입장하라'는 사측의 주장에 반발하며 지친 몸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사측이 말한 ‘규정’은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단체협약 제 32조 3항에는 ‘징계위원회는 징계 대상 조합원의 소명 및 소속 대의원의 변론기회를 부여해야 하고 3명 이내의 증인을 신청할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다”고 노조 관계자는 말했다.
엄연히 노사 단체협약에 ‘변론인의 입장이 가능’ 조항이 있지만, 사측은 존재하지도 않는 ‘규정’을 내세워 서 씨만을 단독 출석을 강요했다고 기운영 현대자동차판매위원회 광주전남지회 여성부장이 반발했다.
30여분이 넘는 시간동안 고성이 오가고, 변론인의 입장을 ‘허’해 주겠다는 사측의 입장 변화로 겨우 징계위원회가 시작되었다.
“늘 10층 소회의실에서 진행됐었는데 오늘은 이례적으로 7층에서 열리네요.” 기 부장은 관례와 다르게 행동하는 사측의 속내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단식농성 32일 철야농성 39일
▲ 이현승 현대자동차판매위원회 광주전남지회장이 단식농성을 진행하였던 광주 서구 현대차 광주 사옥. 단식으로 지친 몸을 눕힐 곳이라고는 얇은 침낭 위가 전부이다. ⓒ광주인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동안 이 지회장이 단식농성을 진행한 사무실을 찾았다.
조금 전까지 이 지회장이 누워 있었을 그곳에는 단출한 침낭만 두 개 놓여 있었다. 이 지회장은 바닥의 찬 기운이 그대로 느껴지는 그 곳에서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지회장님 쓰러졌어!! 얼른 내려 가봐!!”
함께 있던 노조원에게 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징계위원회를 마치고 엘리베이터에 오른 이 지회장이 실신했다는 것이다.
이 지회장은 초췌한 모습으로 로비 의자 위에 누워있었다.
의식은 있었지만 오랜 기간 곡기를 끊어온 탓에 그는 입술이 바싹 마르는 등 이 지회장은 극도로 지쳐 보였다.
▲ 단식 32일째, 4일 오전 초췌한 모습의 이현승 현대자동차판매위원회 광주전남지회장. 추석을 앞둔 9월 14일 현대차로부터 불법 미행 감시 당한 피해자 여성노조원의 징계위원회가 끝난 직후 쓰러진 그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광주인
조합원들을 위해 목숨을 건 단식 농성을 진행했던 그는 눈을 감은 채 눈물만 흘렸다.
잠시 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이 지회장은 더 이상의 단식은 불가능하다는 진단을 받고 현재 입원 치료 중이라고 노조 관계자가 전했다.
▲ 병원으로 이송되는 이현승 지회장. ⓒ광주인
불법 미행 감시의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조금 전 징계위원회에 출석했었던 서 씨로부터 징계위원회 내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징계위원회에서 서 씨는 “이중취업을 한 사실을 인정 하는가” 등의 질문을 받았다. 이에 서 씨가 시종일관 “아니다”라고 답하자, 사측에서는 “대답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을 때는 어떤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라는 걱정도 잊지 않았다고 그녀는 전했다.
“처음부터 불법을 자행한 것은 회사에요. 사유발생 30일 이내 징계위를 개최해야 한다는 조약도 회사는 어겼고, 단체 협약을 무시하고 변론인의 출입조차 막았잖아요. 처음부터 말도 안 되는, 억지로 징계를 하기 위한 징계위였던 거죠. 일단 결과를 기다리겠지만 저희는 끝까지 싸울 겁니다.”
이 지회장이 실신한 가운데, 노조원 불법 미행 감시에 대한 현대차 측의 입장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30분에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판매위원회 광주전남지회, 광주전남진보연대,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 및 10개 단체가 함께 하는 “불법 미행 감시당한 여성조합원에 대한 징계위원회 소집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추석연휴를 앞두고 여성 노동자가 본사 직원으로부터 미행, 감시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피해 당사자인 여성 노동자는 극심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등 정신적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취업 규칙을 들어 징계 위원회에 회부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유발생 30일 이내에 징계위를 개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미 50여일이 지난 4일에서야 징계위원회가 열리고 있다며 이는 불법적인 미행 감시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징계위원회 철회 ▲인권 탄압 중단▲불법 감시, 미행, 사찰의 공식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책임자와 가담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들의 요구에 사측이 어떻게 대응할 지 현대차판매 노동자들과 지역사회가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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